빙폭타다, 유갑규 개인전

어제 촬영된 류갑규작가의 작품. 폭포가 얼어붙는것은 마치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쌓이고 쌓여 모래톱을 만드는 것과 흡사합니다. 물이 줄어드는 겨울, 강추위에 느리게 흐르던 물이 얼어붙고 그 위에 또 새로운 물이 흘러와 어떤 물방울은 얼어붙어 그자리에 멈추거나 앞서 멈추거나 한참 뒤에 멈춰 겹겹이 쌓이는..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거대한 흐름이 시간 속에서 하나의 표상으로 멈춰서는 것을 통해 사람에게 주어지는 시간의 퇴적 또한 공평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우리 눈으로 쫒을 수 없는 자연의 치열함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전체적인 구성을 단순하게 하는 대신 그림 속 대상의 묘사에 치열한 공을 아끼지 않습니다.

삼합지로 보이는 지질, 두깨 1mm 안쪽의 음영과 빛의 각도에 따라 마치 비단처럼 보이기도 하는 질감과,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작품의 아우라를 강조하기 위해 '나무 한그루를 깎아서 연필 한자루를 만드는' 느낌으로 광고사진을 찍듯 공을 들여봤습니다. 최소한 홍대인근에서 미술작품을 촬영하는 스튜디오 중에는 제가 최고라고 주장할 겸.. ㅎㅎ

류갑규작가가 참가하는 3인전이 오늘부터 청담동의 카라갤러리에서, 2월엔 개인전이 삼각지의 EK-Art 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멀리서 한번, 가까히에서 한번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